[바둑]제40회 전국아마국수전…연구생 이무기

  • 입력 2007년 5월 11일 03시 01분


한국기원 연구생 1조(최상위 12명)의 실력은 프로 5, 6단의 수준이라는 게 바둑계의 정설이다. 요즘 ‘초단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상훈 초단도 연구생 입단대회에 나올 수 있는 마지막 해에, 만 19세 연령제한에 걸려 퇴출되기 직전에 턱걸이로 입단했다. 15번 도전 끝에 거둔 결실이었다.

입단한 지 반년도 되지 않은 한 초단이 프로기사 중 최고의 승률(17승 3패)을 올리며 12회 LG배 본선에 진출한 데 이어 왕위전 도전권까지 넘보는 활약을 보이자 입단 문호가 좁은 현실을 질타하는 바둑팬들이 늘고 있다. “현재 연구생 1조 가운데 최소한 5명은 나보다 실력이 세다”라고 말한 한 초단의 인터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연구생 1조로 입단 문턱까지 갔다가 불운하게 나이제한에 걸려 퇴출당한 우동하 아마 7단의 심정은 어떨까.

백 ○ 한 점을 살리지 않고 물러선 백 66이 패착이다. 백 한 점을 살리고 두었으면 흑이 괴로운 싸움이었다. 백 66이 우중앙의 흑대마를 제압하는 요처라고 보았지만 이 대마는 쉽게 소화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백 68로 갇혀 흑대마가 빈사지경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흑 69, 71로 끊었다. 백 72로 머리를 내밀지만 흑 75로 틀어막으니 백도 몇 발짝 나갈 수 없는 처지다. 더 기어나가 봐야 도움 될 게 없다. 결국 백 76으로 돌아서 수를 죄는 수밖에 없다.

무시무시한 수상전이 벌어졌다. 제한시간 10분도 바닥난 지 한참 되었다. 한수 한수 둘 때마다 저승사자 같은 초읽기의 재촉에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수를 읽을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는 감각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데 이럴 때 평소 연습량이 관건이 된다. ‘가’와 ‘나’, 흑은 어느 쪽에서부터 수를 죄어야 할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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