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 77은 죄는 방향이 틀렸다. 참고1도 흑 1로 붙이는 게 최선이었다. 백 6으로 나가는 수는 흑 15까지 그물을 치면 몇 걸음 못 나간다. 수순이 매우 복잡하고 길지만 흑 17에 이어 참고2도 백 18부터 38까지의 수조임은 외길이다. 다음 흑 A로 따면 일단 패빅이다. 흑이 이 패를 이기면 빅이 되고 백이 이기면 흑돌을 잡을 수 있다. 그러나 흑은 수를 죄는 과정에서 이미 백 ○ 넉 점을 수중에 넣었고 패의 대가로 다른 곳을 두 번 연타한다면 설령 대마가 죽더라도 남는 장사다.
실전은 죄는 방향(흑 77)을 잘못 잡아 백 104까지 한 수 늘어진 패가 났다. 마땅한 팻감이 없는 흑이 105로 팻감공작을 벌이자 황진형 아마 5단은 백 106으로 야멸치게 패가 날 자리를 해소해버린다. 참고도에 비해 형편없는 대가로 흑대마가 잡혀버린 것이다. (100…89)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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