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왕초보 탈출전략]다시 보자! 경제지표

  • 입력 2007년 5월 16일 03시 00분


《‘그린스펀 효과’라는 게 있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말 한마디에 세계 경제와 증시가 영향을 받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1996년 12월 활황장세를 보이던 미국 뉴욕 증시에 대해 “비이성적인 활황”이라고 한마디 하자 다음 날부터 폭락세로 돌아서는 등 그린스펀 효과를 입증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탁월한 경제지표 분석과 이에 바탕을 둔 미래 예측 능력을 가진 그의 말 한마디는 시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린스펀 얘기를 꺼낸 건 주식시장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아주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주가 형성의 가장 기본적인 요인은 경제지표다. 펀드 투자를 잘하려면 주요 경제지표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경제지표의 변화에 주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경기↑ 주가↑

경기가 좋으면 주가도 오르고, 경기가 나쁘면 주가도 떨어진다. 그만큼 경기는 주가와 밀접한 관계다.

호경기일 때는 돈을 쓰려는 소비자 욕구가 커져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 매출이 늘어난다. 매출 증가는 곧 이익증가로 이어진다. 기업의 수익성은 주가를 끌어올리는 첫째 요인이다.

하지만 불황일 때는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은 장사가 안돼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다.

다만 주가는 경기에 몇 개월 선행하는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당장 기업 실적이 나쁘더라도 앞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될 때는 주가가 오른다. 최근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고있는 것도 향후 경기 전망을 좋게 예상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리↑ 주가↓

금리도 주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하지만 경기와 달리 금리는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 왜 그런가. 금리가 오르면 시중자금은 은행으로 모인다.

예를 들어 금리가 연 10%라고 하면 주식에 투자할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은행에 맡기면 원금 보장에 연 10% 이자를 준다는데 누가 위험하게 주식에 투자하겠는가.

금리가 오르면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은 불리하다.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투자와 생산에 소홀하게 되고 수익성도 악화된다. 반면 금리가 떨어지면 회사의 이익이 늘어나 주가가 오를 수 있다.

정부는 경기 침체기에는 금리를 내려 투자를 유도하는 금리정책을 펴기도 한다.

통화량↑ 단기주가↑

통화량이 증가하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독(毒)이 될 수 있다. 통화 증가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우려되면 정부는 긴축정책을 펴 유동성(돈)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기업의 판매 단가가 높아져 이익이 증가하지만 금리인상 등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책으로 곧 주가가 하락하게 된다.

부동산↑ 주가↑

그동안 부동산과 주가는 대체로 변수의 방향이 일치해 ‘동조화’ 경향이 강했다.

부동산 투자금과 주식 투자금은 성격이 달라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고 부동산 투자금이 증시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증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주식 투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려가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로 통했다.

하지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책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것을 보면 반드시 부동산과 주가의 방향이 일치한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환율↑ 주가↑

환율이 오르면(원화가치 하락)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주가도 오른다.

반면 환율이 떨어지면(원화가치 상승)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주가가 떨어진다. 다만 환율 하락시 외국인 투자자로선 환차익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주식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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