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고르기가 주식 종목 고르기만큼 어렵다.”
펀드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심심찮게 오르내리는 말이다.
최근 미국투신협회가 발간한 전 세계 펀드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에서 운용되는 펀드는 8030개로 미국(8120개)과 프랑스(8092개)에 이어 세계 3위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펀드당 평균 순자산 규모는 약 287억 원으로 42개 조사대상 국가 가운데 34위였다.
순자산이 1조 원이 넘는 펀드부터 10억 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까지 이른바 ‘펀드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면서 기업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처럼 펀드만을 전문적으로 분석하는 펀드애널리스트들이 주목받고 있다.
○ 증권사별 특색 살린 정보 제공
우리투자증권은 상품기획팀과 투자정보팀에서 모두 6명의 펀드 애널리스트가 근무하고 있다. 펀드 관련 시장 트렌드와 신상품, 펀드시장 상황 등에 대한 정보는 회사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애널리스트 3명이 중심이 돼 주간 펀드투자 가이드와 월간 펀드투자 가이드를 발행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격주로 ‘플랜마스터 가이드’를 발간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이 전화 상담을 통해 자산 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전략센터에 3명의 애널리스트로 구성된 펀드리서치팀을 두고, 펀드 분석 및 투자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매주 펀드 시장 동향을 파악하는 ‘펀드 아웃룩’을, 매달 펀드 시장의 이슈를 심층 분석하는 ‘펀드리서치’, 주요펀드의 성과를 분석한 ‘펀드인사이드’를 각각 발간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월 펀드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대안투자(AI)상품기획팀을 만들어 리서치 업무를 전담하게 했다. 또 ‘미래에셋미디어’라는 방송 사이트를 개설해 무료로 자산관리 특강 및 펀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매주 초 일일 시황지에 중국, 인도, 일본의 시황을 싣고 있으며 매주 목요일 동남아시아, 동유럽, 서유럽 등 5개 국가에 관한 투자정보를 돌아가면서 싣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연구위원은 “매달 발행하는 펀드리포트에는 유형별 개별펀드의 최근 운용 성과에 대한 분석 자료가 포함돼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대한투자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도 각각 2명의 펀드애널리스트를 두고 펀드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추천 상품 및 펀드 상담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 ‘자금 흐름 파악, 특정 이슈도 분석’
펀드 애널리스트는 펀드 관련 자료를 보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먼저 펀드수탁액 동향자료를 보면 최근 펀드 시장의 동향을 읽을 수 있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2005년부터 수탁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혼합형 및 채권형펀드는 수탁액이 줄어들고 있다. 이는 시중자금이 안정적인 성향보다는 고수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 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데, 이는 국내투자자들이 고평가 논란이 있는 신흥시장보다는 꾸준한 수익이 기대되는 선진국 시장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펀드유형이나 투자지역별 수익률 자료를 통해 꾸준히 수익이 발행하는 유형이나 지역을 파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책임연구원은 “펀드보고서에는 주식형, 채권형 등 펀드 유형별 수익률은 물론 투자 지역별 수익률이 나타나 있다”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펀드 유형이 있다면 수익률이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해당 펀드나 투자 지역의 미래전망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더불어 이슈자료를 꼼꼼히 읽어보면 특정 유형의 펀드에 대해 깊이 있게 파악할 수 있다.
조 연구원은 “이슈자료는 동향 자료에 담을 수 없는 깊이 있는 내용을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가령 섹터 펀드를 다룬 내용일 경우 왜 섹터 펀드가 인기가 있는지, 섹터 펀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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