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족집게 지역’ 당선유력 후보에 투표경향
한국의 역대 대선은 정당 대신 ‘지역’과 ‘후보’에 따라 요동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야의 유력 후보 외에 14대 대선에선 국민당 정주영 후보, 15대 대선에선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가 상당한 득표를 하는 등 제3의 후보도 변수가 됐다. 또 양당제가 확립된 미국 등과는 달리 정당의 이합집산도 잦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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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44개 시군구-3514개 읍면동별 득표 상황
본보는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4∼16대 대선에서 1, 2위를 기록한 정당 중 ‘민주자유당과 한나라당’을 한 계열로, ‘국민회의와 민주당’을 또 다른 계열로 각각 분류해 분석했다. 전통적인 의미의 여야나 보수, 진보 정당이란 분류로는 이들 정당을 하나로 묶어 분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번 분석 결과 3번의 대선에서 당선자의 전국 평균 득표율과 가장 근접한 ‘바로미터’ 시군구 지역은 충청권에 많았고 1, 2위 득표율 차가 가장 적은 ‘격전지’는 서울 등 수도권에 몰려 있었다.
▽‘바로미터’ 충청권=전국 시군구에서 실제 대선 결과에 가장 근접한 득표율을 보인 충북 괴산군은 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당선될 만한 사람을 밀어 주는 충청도 민심을 그대로 보여 준다. 괴산군의 13개 읍면은 14대 때 1곳(불정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김영삼 당선자를 많이 찍었다. 15대 때는 연풍면을 제외한 12곳이 김대중 당선자를 더 많이 찍었고, 16대 때는 모든 읍면이 노무현 당선자를 더 많이 찍었다.
이 지역의 한 정당인은 “괴산군 주민들은 충청 출신 대선후보가 없는 도민이라는 소외감이 많아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여론을 청취하고 당선 가능한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총선 때도 당과 상관없이 지역 현안, 예산을 잘 챙기고 유권자와 스킨십을 많이 하는 후보에게 표가 몰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바로미터’ 시군구 전국 2위인 충남 천안시도 14대 때는 23개 읍면동 모두 김영삼 당선자를 가장 많이 지지했고 15대 때는 26개 읍면동 중 23곳에서 김대중 당선자가, 16대 때는 25개 중 20곳에서 노무현 당선자가 각각 1위를 차지했다.
대전은 5개 구가 모두 3번의 대선에서 당선된 후보에게 더 많이 투표했다.
읍면동별 ‘바로미터’ 1∼5위를 차지한 수도권은 중산층이 많이 살고 주민들의 출신이 영호남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격전지’는 수도권=전국 최고의 격전지인 서울 용산구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주민들의 출신 지역이 영남, 호남, 충청 각각 1 대 1 대 1 비율이라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용산구는 국민회의-민주당 계열 지지자와 민자당-한나라당 지지자가 동별로 균형을 이뤘다.
강원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의 중간에 있는 평창군은 전국 격전지 6위(1, 2위 차이가 평균 2.6%)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 지역의 한 관계자는 “평창군 내부에서도 고속도로와 떨어져 있어 주변과 왕래가 적은 농촌지역은 민자당-한나라당 계열이 강세이고, 관광사업으로 외지인과 접촉이 많은 북쪽 지역은 국민회의-민주당 계열이 선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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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44개 시군구-3514개 읍면동별 득표 상황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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