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이해(利害)가 사안에 따라 다소 오락가락하지만 양국 간에 ‘이익의 균형’이 잡혀 있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평가다. 한미 FTA 반대자들의 ‘굴욕 협상’ 주장에 근거가 없음이 확인된 것이다. 반대자들이 협상 타결 직후 “불리한 것은 감추고 유리한 것만 공개했다”고 한 선전선동도 설 자리를 잃었다. 이달 말 정식 서명을 앞두고 발표된 협정 전문이어서 음모설, 이면합의설도 더는 손님을 끌 수 없게 됐다.
김근태, 천정배 의원은 “한미 FTA는 제2의 을사늑약”이라고 잠꼬대 같은 소리를 하며 국회의사당에서 단식을 했다. 일부 농촌 출신 의원도 농업과 농촌 문제에 대안은 내놓지 않으면서 시장개방이라면 무조건 반대한다. 세계정세와 시대 흐름을 너무 모르는 사람들이 아닌가. 이제 소모적인 반대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국내 산업체계를 FTA에 맞춰 개편해 개방시대에 대비하는 데 힘을 모을 때다.
노동 및 환경에 대한 미국의 기준이 새로 설정됨에 따라 한미 FTA에서도 관련 분야의 추가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양측 협상팀이 신뢰의 바탕 위에서 이익의 균형을 모색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다.
앞으로 남은 중요한 과제는 양국 국회의 비준 동의이다. 협정은 양측이 비준 및 관련 법제도의 개편 등 ‘국내적 절차가 끝났음을 통보하는 날’로부터 60일 후에 발효된다. 현재 국내 정치상황이 혼미하지만 차기 정부나 차기 국회에 미룰 이유는 없다. 번번이 국민을 실망시킨 정치권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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