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표절 공화국’이란 오명을 쓰게 된 데는 표절이 범죄라는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발달,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 획일적인 평가 시스템 등도 ‘베끼기의 일상화’를 부추겼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표절이 왜 나쁜지에 대한 의식이 약하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제대로 된 표절 예방교육 한번 받아 본 적이 없다.
요즘 인터넷에는 학교 숙제를 해 주면 ‘도토리’ 등 대가를 제공하겠다는 초등학생들의 글로 ‘도배’돼 있다. 각종 학습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숙제도우미 코너를 통해 아이들은 숙제는 으레 베껴 내거나 짜깁기해서 내는 것으로 여긴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대학에 와서는 리포트를 베껴 내고, 학위논문을 돈 주고 사고, 끝내는 논문 조작 같은 대형 사고를 저지를 수도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높은 창작윤리는 거저 얻어진 게 아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제물은 제 손으로 작성토록 하고, 이를 증명하는 부모 서명까지 요구할 정도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쌓아 올린 것이다. 많은 대학이 신입생에게 ‘학문 정직성’ 과목의 이수를 요구하고 있고, 표절이 적발될 경우 그 사실을 성적표에 기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배경 지식보다는 개인의 창의성을 중시하는 교육관과 환경이 표절을 발붙이지 못하게 한다.
교사들이 시작한 이번 ‘베껴 쓰기 NO!’ 캠페인이 표절로부터 자유로운 세대를 길러 내는 출발점이 됐으면 한다. 이것이 바로 도덕교육, 윤리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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