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종족 게임구도는 변함없어
다양한 신기술 갖춘 새 유닛 선봬… “혁신보단 안정 택할듯”
1998년은 게임 역사에서 의미가 크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된 해이기 때문이다.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스타크래프트의 명성은 들어봤을 정도. 스타크래프트가 나온 뒤 국내의 게임 지형도는 이 게임을 중심으로 완전히 개편됐다.
그래서 후속작에 대한 관심은 엄청났다. 10년 가까이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지난달 드디어 빙산의 일각을 드러낸 스타크래프트2.
인터넷 게임전문미디어인 게임동아와 함께 또다시 유저들의 피를 끓게 만들 ‘별들의 전쟁’을 분석했다.
○세련된 그래픽에 새로운 유닛 등장
지난달 19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2007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는 게임 관계자와 팬 등 7만여 명이 모여들었다. 세계 최초로 스타크래프트2의 예고편 영상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용자들의 목마름에 비해 공개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한 편. 개발 진척률이 60% 수준에 불과해 공식 출시는 앞으로도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공개된 영상만 보자면 당연히 그래픽이 크게 바뀌었다. 2차원 그래픽이었던 1편과 달리 3차원 그래픽을 기반으로 했다. 입체적이고 스케일도 커졌다. 배경의 정교함이나 유닛의 역동성도 눈에 띄게 발전했다.
그래픽이 업그레이드된 것은 게임에 필요한 컴퓨터 사양도 높아질 것임을 예고한다. 기존의 스타크는 486급 컴퓨터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했다. 그러나 2편은 대표적 3D 물리엔진인 ‘하복’ 엔진을 탑재했다고 밝혀 상당히 고사양의 컴퓨터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의 발전 덕택에 게임의 연출효과 역시 다채로워졌다. 표현의 범위가 넓어진 셈이다. 대표적인 것이 프로토스 종족의 유닛인 모선(Mothership)이 시한폭탄을 터뜨리면 해당 범위에 들어온 적들은 이동속도가 느려지는 기술. 주위 공중 유닛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기술 등 무기나 파편을 표현하는 방식 역시 고급스러워졌다.
종족의 수는 그대로지만 유닛은 변했다. 중심적으로 소개된 프로토스의 경우 새로 공개된 유닛만 5종이었다. 지상유닛인 불사신(Immortal)이나 거상(Colossus), 공중유닛 불사조(Phoenix), 워프레이(Warp Ray), 모선 등. 기존 유닛도 드라군이 추적자(Stilker)로 변하거나 질럿이 돌진 기술을 갖추는 등 변화가 적지 않았다.
점프팩을 착용한 테란의 보병 유닛 ‘강습병(Reaper)’과 저그의 소형 자폭 유닛 ‘베인링(Baneling)’ 등도 새롭게 선보였다.
○간결하고 화끈한 승부는 그대로
워크래프트 시리즈처럼 새로운 종족이 추가될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과는 달리 ‘테란’ ‘프로토스’ ‘저그’라는 삼각점 종족 구도는 그대로 유지됐다. 건물을 짓고 병력을 생산해 상대방의 진영을 파악하며 싸우는 방식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승부가 결판나는 구조 역시 유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게임동아의 정동범 편집장은 “국내 유저들은 간결하게 승부를 가를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스타크의 가장 큰 매력도 기승전결이 빠르고 명확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크가 10년 가까이 왕좌를 지킨 데는 프로게이머로 대변되는 게임리그의 활성화도 한몫했다. 접속이 쉽고 실력만으로 승부가 판가름 나는 특성은 게임을 직접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관람하는 재미를 줬다. 스타크2 역시 화려하고 빠른 유닛 컨트롤과 치밀한 전략이 승부로 연결되는 재미를 추구한다.
물론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르다. 출시 날짜를 비롯해 많은 것들이 베일에 싸여 있다. 전문가들은 스타크2가 독특한 혁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충격적인 스타일 변화보다는 기존의 틀을 유지해 인기를 확대 재생산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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