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들이 모여 사는 ‘은덕촌(恩德村)’으로 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시 대동강구역 의암동에 위치한 은덕촌은 ‘김 위원장이 은덕을 베풀어 준 주거촌’이라는 뜻에 걸맞게 꾸며진 북한의 최고급 빌라촌. 5층짜리 6개 건물로 이뤄져 있으며 100여 평에 이르는 각 가구는 방 6개, 화장실 2개를 비롯해 목욕탕, 거실, 식당, 창고 등으로 호화롭게 꾸며져 있다.
은덕촌은 당초 김 위원장의 지시로 1992년 핵 및 미사일 연구원들을 위해 건설됐으나 지금은 현철해, 김명국, 이명수, 박재경 대장 등 군부 실세와 오극렬 노동당 작전부장,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 등 노동당 및 내각 내 김 위원장의 최측근 30여 명과 그 가족이 거주하고 있다.
은덕촌 내 빌라는 엘리베이터를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며, 인민무력부의 청사 경무부 소속 1개 중대가 요새를 방불하게 할 정도로 삼엄한 경비를 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상은 1월 북-미 베를린 회동과 6자회담을 통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 계좌 동결 해제를 이끌어 내 김 위원장의 각별한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부상은 최근 북한의 외교실무를 총괄하는 제1부상으로 승진이 유력시되기도 했다. 백남순 외무상이 사망하자 북한 내에서 강 제1부상을 외무상으로, 김 부상을 제1부상으로 기용하는 방안이 거론됐다는 것.
그러나 강 제1부상이 각종 공식 업무를 주로 담당하는 ‘얼굴마담’격인 외무상이 될 경우 김 위원장과의 관계가 멀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해 승진을 회피함에 따라 김 부상의 승진 역시 유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