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한국 무용계는 송범으로 시작되고 이후 40년이 그 한 사람으로 요약됐다”(조동화 월간 춤 발행인)는 말처럼 고인은 전후 황폐해진 무용계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한국 춤을 해외 무대에 알리는 데 평생을 바쳤다.
김복희 한국무용협회장은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 등 춤의 장르를 떠나 현재 활동하는 많은 50, 60대의 무용가가 고인에게서 춤을 배웠을 만큼 우리 무용계에 씨를 뿌렸다”고 애도했다.
고인은 충북 청주시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성장했으며 양정중 2학년 때 최승희의 신무용을 보고 춤에 매료됐다. 조택원 선생과 최승희의 제자 장추화 선생을 사사해 현대무용으로 춤 인생을 시작했으나 발레 무용수로도 활동했고, 인간문화재 한영숙 씨에게도 한국 춤을 배웠다. 1972∼1991년 중앙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1974년부터 한국무용협회 고문으로 활동해 왔다.
고인의 업적으로는 1972∼1992년 국립무용단을 이끌면서 한국무용에 드라마적 요소를 도입한 무용극(劇) 양식을 정립한 점이 꼽힌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문화예술축전에서 초연됐던 대표작 ‘도미부인’을 비롯해 ‘참회’ ‘환상 교향곡’ ‘별의 전설’ 등 100여 편의 안무 작품을 남겼다.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 동백장,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무용공로상, 대한민국 예술원상을 받았다.
건강이 악화되자 2년 전 자녀들이 있는 토론토로 건너가 함께 지내 왔다. 유족은 부인 김옥희(75) 씨와 아들 윤상(49) 딸 윤호(47) 씨. 장례는 한국무용협회장으로 치러지며 분향소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총회관 1층에 마련됐다. 고인의 유해는 19일 서울에 도착하며 안장식은 23일 오전 경기 여주군 남한강 공원묘지에서 거행된다. 02-744-8066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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