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 초단의 깊은 수읽기는 백 104에서 다시 드러난다. 잡으러 올 것인지 말지를 묻는다. 공이 울리자마자 저돌적으로 밀고 들어갔던 흑이 갑자기 순한 양이 된 듯 105로 물러선다.
잡으러 간다면 참고도 흑 1로 두어야 한다. 그러나 백대마는 의외로 탄력있다. 백 2에 먹여치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후 백 6 이하로 그물을 치면 흑은 수상전에서 이기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설사 백대마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봉쇄되면 다 놓고 따야 할 뿐 아니라 좌상변 일대의 백집도 만만치 않게 늘어난다.
흑 107까지 뒷걸음질치게 만들어놓고 그제야 백 108로 대마를 돌본다. 어차피 소화할 수 없는 대마였다면 흑은 헛심만 쓴 꼴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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