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요동치는 국면

  • 입력 2007년 6월 27일 02시 59분


백 ‘가’로 벌려 좌하변 ○를 구원하지 않고 144로 흑 한 점을 제압했다. 흑 ‘나’에 뛰어드는 수를 예방한 것이다. 3·3에 뛰어들면 ○ 한 점이 지뢰 구실을 하기 때문에 잡기 힘들다.

그렇다면 흑 145는 당연한 응징. 백 146으로 달아나자 흑 147에 덮어씌워 양동작전을 펼친다. 이때 백 150이 쉬운 길을 두고 어려움을 자초한 수였다. 참고도 백 1로 뛰어 흑 2에 이을 때 3 이하 7까지 살아두었으면 안전했다. 조조가 자기 꾀에 빠진 격이랄까. 쉽게 국면을 이끌 수 있는 길을 놔두고 굳이 가시밭길로 접어든 건 자기 힘을 과신했기 때문이다. 수읽기에 자신 있는 한상훈 초단에게 참고도 백 1과 같은 수는 너무 평범해 애초부터 레이더망에 잡히지 않았는지 모른다.

승부는 정확하게 매조지하는 게 생명이다. 흑 161에 끊고 163으로 씌우니 꼼짝없이 169까지 바꿔치기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애초 ○ 석 점은 고목나무에 붙은 매미 신세였으니 전과랄 것도 없고 다만 151, 155, 157 석 점을 잡은 정도인데 비해 흑은 ○를 몽땅 잡았다. 10집은 족히 손해를 봤다(168∼159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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