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2002년 대선 흑색선전 ‘背後인물들’의 득세

  • 입력 2007년 6월 30일 03시 00분


자유주의시민연대는 ‘시민단체, 희망인가 덫인가’라는 책을 통해 2002년 대선 당시 벌어졌던 흑색선전의 진상과 이에 가담했던 일부 시민단체 사람들의 행태를 폭로했다(본보 29일자 A5면 참조). 저자인 정승윤 부산대 법대 교수에 따르면 이른바 병풍(兵風) 사건 흑색선전은 ‘인터넷 언론을 이용한 허위사실 폭로→정당(政黨)과 시민단체의 여론몰이→일부 신문과 방송의 집단최면 유도→시민단체 유권자들의 분노 유발’이라는 4단계로 이루어졌다.

병풍 사건은 민주개혁국민연합 등 좌파 시민단체의 일부 인사가 병무 브로커 김대업 씨를 비호(庇護) 지원하면서 증폭시킨 대표적 대선 흑색선전으로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 김 씨는 명예훼손죄 등으로 징역 1년 10개월을 선고받았고, 허위사실을 집중 보도한 오마이뉴스 등은 김 씨와 함께 한나라당에 1억6000만 원을 배상하라는 확정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모두 선거가 끝난 뒤의 법적 처리였다.

더구나 흑색선전의 바람몰이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현 정권에서 이런저런 대접을 받았다. 민주개혁국민연합의 이창복 상임공동대표는 열린우리당 공천으로 강원도지사 선거에 출마했고 경기대 관선(官選) 이사장도 지냈다. 이 단체의 공동의장을 지낸 사람들도 이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한 자리씩 걸쳤다. 특정 정치 세력의 전위대 역할을 하려면 시민단체 간판을 내리고 하는 것이 옳다.

다시 올해 12월의 대선을 앞두고 흑색선전의 추억을 되살리려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야당 주자 X파일을 곧 ‘까게 될 것’이라는 예고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장영달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나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후보가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면서 X파일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명박, 박근혜 씨에 대해 “한 방이면 그냥 간다”고 호언했다. 증거를 밝히지 못하는 내용이라면 흑색선전이라고 봐야 한다. 아주 그럴듯하게 국민을 속일 수도 있다.

이번에도 흑색선전의 진화(進化) 과정이 5년 전과 비슷할지, 더 교묘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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