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등의 조사는 ‘수신료 인상’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이었다. 그러나 KBS 조사에선 “디지털로 전환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KBS의 공익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현재의 수신료가 어느 정도로 인상되어야 한다고 보느냐”며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전제한 뒤 ‘500원, 1000원, 1500원, 2000원, 인상할 필요 없다’ 등 5개 답안을 제시했다.
‘여론 조작’이란 비판이 제기되자 KBS 측은 “이번 조사는 ‘수신료 인상안’의 적절성과 타당성을 알아보는 것이었다. 따라서 찬반을 물었던 그간의 조사 결과와 이번 조사 결과를 직접 비교해 그 차이를 여론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대선 후보 단일화에서 노 후보의 승리를 가져온 여론조사도 전문가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사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시 조사 기간을 주말 이틀로 잡았는데 화이트칼라 고학력층이 집에 있는 기간이란 점에서 그 계층의 지지율이 높았던 노 후보에게 매우 유리했다”고 평가했다.
정창교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은 “두 후보 측이 합의한 설문 문항이 선호도를 중심으로 작성된 점이 노 후보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며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쟁력을 중심에 두고 작성됐다면 정 후보에게 유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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