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흑 31은 굼떴다. 참고도 흑 1로 한 발짝이라도 더 머리를 내밀어야 했다. 백 32, 34가 흑 31의 실착을 준엄하게 꾸짖고 있다. 흑은 39의 곳을 바로 받지 못하고 35로 허둥지둥 달아나야 했으니 참고도에 견주면 천양지차다.
결국 백 44로 끊겨서는 고전이다. 흑은 51까지 쌈지를 뜨고 살아야 했고 이 과정에서 백은 ‘가’로 넘어가는 수를 남겼다. 그렇다면 장대처럼 뻗어 나온 흑말만 허공에 붕 뜬 꼴이지 않은가.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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