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장관 집무실에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랜드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것도 적절하지 못했다. 주무 장관이 불법 파업 노조의 상급단체 지도부와 머리를 맞댄 것은 ‘정부는 노조원들이 불법 행위를 해도 눈감아 주고 타협한다’는 잘못된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관은 어제서야 이랜드 분쟁에 개입한 민주노총을 ‘제3자’로 규정했는데, 그런 인식이었다면 처음부터 만나지 않았어야 옳다.
이 장관은 올해 초 장기 파업 중인 KTX 여승무원들에 대해 “철도공사가 직접 고용하도록 추진하겠다”고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했다가 공사 측의 반발로 물러선 적이 있다. 그는 비정규직법과 관련해 폭발 직전의 노사 양측을 향해 “법이 원만히 정착되도록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다”고 판에 박힌 말을 거듭했다. 노동부의 중재라는 것도 ‘양보 호소’가 거의 전부였다. 근로자 농성으로 영업장의 문을 못 열고 있는 회사 측과 계약이 해지된 비정규직 모두에게 한가한 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이 장관은 2002년 대선 불법 자금 수수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 사면(赦免)’과 보은인사 덕에 장관이 됐으면 끝까지 원칙을 지키며 일에 매진해도 모자랄 처지다. 그런 그가 어제 다시 라디오에 출연해 “내년 총선에 나가기 위해 2월 9일 이전에 사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해찬, 한명숙, 정동영, 김근태, 유시민 씨에 이은 ‘정치 각료’의 무책임한 퇴장극(劇)을 스스로 예고한 것이다. 국민은 이런 장관을 위해 세금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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