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두터움의 차이

  • 입력 2007년 7월 27일 02시 59분


상변 패싸움에서 흑은 재미를 좀 보았다. 빵빵 때려내며 돌아간 우상변의 흑 집이 쏠쏠하다. 대신 패의 대가로 백 ○를 허용해 좌하변 흑 ○ 석 점이 매우 허약해졌다. 이희성 7단은 흑 63으로 어깨를 짚으면서 공깃돌처럼 흩어진 좌변을 수습하고 나섰다. 깃털처럼 가벼운 운신이다. 이에 백은 흑이 하자는 대로 받아줄 순 없다. 백 64로 우지끈 끊는 게 기세다.

이때가 문제였다. 흑은 65, 67로 행마했는데 김승준 9단이 이를 지적했다. “지금은 참고도 흑 1로 밀고 3으로 제압할 자리였다. 백 4로 좌상귀를 잡을 때 흑 5로 하변을 갈라치면 유리했다. 흑 3과 백 4를 보류하고 바로 흑 5로 둬도 된다. 실전 흑 65의 선택은 틀렸다. 이 때문에 패싸움에서 얻은 이득을 까먹고 다시 팽팽한 형세로 돌아갔다.”

흑 69로 갈라 친 데까지는 참고도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중앙 두터움에 차이가 있다. 참고도에 비하면 실전은 백이 상변 ○의 안위를 당장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것은 하변 싸움에 큰 힘이 된다. 마음 놓고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변 싸움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흑으로선 참고도가 더 도움이 된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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