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대표 자격으로 공동준비위원장을 맡은 오 목사부터가 1990년 김대중 평민당과 이기택 민주당의 야권 대통합 협상 때 ‘15인 협상 대표’의 멤버로 참여한 전력이 있다. 자신은 정치인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정치권과 그 주변에서 그를 어떻게 보는지는 스스로가 대충은 알 것이다.
‘서울민주평화국민회의 상임대표’ 출신으로 돼 있는 고광진 씨는 직업 정치인이다. 1988년부터 1996년까지 평민당, 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지구당위원장을 맡았고, 노무현 정권에선 대한석유협회 회장을 지냈다. 정치 입문 전에 민중불교운동연합 의장을 지낸 경력이 있지만 벌써 20년도 더 된 과거의 일이다.
민주평화국민회의 여익구 공동대표는 16년 전인 1991년 민주당 당무위원을 지냈다. 박우섭 씨는 여 씨가 당무위원일 때 민주당 부대변이었고, 인천 남구청장도 거쳤다. 그도 신당 준비위에 시민사회단체 몫의 중앙위원으로 들어 있다. 현 정권에서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지금은 외교통상부 평화협력대사를 맡고 있는 황인성 씨도 갑자기 시민단체 인사가 됐다. 황 씨는 이른바 참여정부평가포럼(참평포럼) 자문위원이기도 하다.
사정은 짐작이 간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시민단체 출신이 너도나도 감투를 쓰는 바람에 순수한 시민운동가의 씨가 말랐기 때문일 터이다. 그렇다고 10년, 20년 전의 이력서까지 끄집어 내 국민을 속이려 드는가. 그런다고 잡탕(雜湯) 정당 이미지가 세탁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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