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 임 씨를 골라 인터뷰를 허용한 납치범들의 의도는 쉽게 짐작이 간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비열한 작태다. 무고한 우리 국민을 납치해 한 명을 살해하고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협박의 수위를 높여 가는 저들이 가증스럽다. 인질들이 모두 풀려날 때까지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되겠지만 과연 저들을 설복할 수 있을지 불안이 가중되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로 피랍 10일째다. 납치범들은 사막과 산악지대로 인질을 끌고 다닌다고 한다. 40도가 넘는 폭염 속에 음식물인들 제대로 주겠는가. CBS방송은 어제 남자 인질 한 명이 아파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극도의 공포 속에 떨고 있을 그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하루빨리 데려와야 한다. 아프간 정부건, 미국 정부건 힘을 보탤 수 있는 모든 나라의 협조를 구해야 한다. 탈레반이 협상 시한을 또 연장한 가운데 오늘 아프간 대통령을 만날 백종천 대통령 특사의 임무가 참으로 막중하다.
다행히 인질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구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아프간 가즈니 주에선 주민 1000여 명이 목숨을 걸고 한국인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국제 온라인 사회운동조직 아바즈닷오르그(www.avaaz.org)는 석방 호소 서명운동을 시작해 27일 현재 4만7000여 명이 동참했다. 대부분 외국인인 한국의 이슬람중앙회 신도들도 어제 정기예배에서 간절하게 석방을 기원했다.
납치범들도 인간이라면 이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납치범들의 마음을 녹일 수 있도록 세계인들이 뜨거운 정성을 모아 주기를 호소한다. 전 세계의 16억 무슬림들부터 납치범들의 만행을 저지하는 데 동참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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