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들과 야근을 하고 포장마차에 들러 소주를 한잔했다. 술이 몇 순배 돈 다음 국수를 시켜 먹었는데 주인이 우리가 먹다 남긴 국수 국물을 가로수 밑에 그대로 버리는 게 아닌가. 눈여겨봤더니 가로등을 감싸고 있는 철제 구조물은 상당히 오랫동안 쏟아 부은 음식물 찌꺼기가 말라 고춧가루 같은 게 벌겋게 묻어 있었다.
가뜩이나 겨울철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소형 전구 등으로 가로수들이 수난을 당하는 판국에 물 대신 김칫국을 빨아들여야 하니 안타깝다. 평소에도 포장마차에서 남은 음식물을 길가 하수구에 그대로 버리는 걸 자주 봤는데 포장마차 옆에 하수구가 없으니 이렇게 슬그머니 버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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