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콘텐츠 생산자 ‘포털에 빼앗긴 권리 찾기’ 당연

  • 입력 2007년 9월 12일 22시 55분


뉴스와 동영상 같은 콘텐츠의 생산자들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인터넷 포털을 상대로 권리 찾기에 나섰다.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온라인기자협회, 한국인터넷기자협회,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인터넷콘텐츠협회 등 6개 단체는 그제 ‘뉴스·콘텐츠 저작권자 협의회(뉴콘협)’를 발족했다. 6개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매체는 240여 개에 이른다. 뉴콘협의 주장은 간명하다. 단 하나의 콘텐츠도 직접 생산하지 않는 이른바 ‘포털’의 횡포와 수익 독점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당연한 자구(自救) 노력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식 강국의 신화에 빠져 인터넷 포털의 횡포를 방치해 온 것이 사실이다. 포털은 남이 만들어 놓은 지적재산(콘텐츠)으로 자기 배를 불리기에 바빴다. 기자와 데스크, 그리고 편집자의 엄격한 게이트키핑(품질 관리 및 취사선택)을 거쳐 생산된 신문사의 뉴스를 멋대로 가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크랩하기, 블로그로 보내기, e메일 보내기 같은 무단 복제 및 배포 기능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콘텐츠가 무책임하게 나돌게 했다.

검색 기능을 앞세운 포털의 힘이 커지면서 소규모 인터넷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콘텐츠에 관한 권리를 넘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들은 대지주의 횡포를 못 이겨 소작농으로 전락하는 자영농의 신세나 다름없다.

뉴콘협은 뉴스·콘텐츠 저작권자들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하지 말 것, 저작권자가 제공하는 콘텐츠의 제목 및 내용을 함부로 수정·편집하지 말 것, 스크랩하기 등 저작권 침해 조장 기능을 없앨 것을 포털 측에 요구했다. 마땅한 요구다. 그러나 워낙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인지라 뉴콘협의 주장이 얼마나 관철될지 의문이다.

포털도 이제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내 포털 1위인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의 경우 올 상반기 순익만 1250억 원으로 11대 종합일간지의 작년 순익을 다 합친 것(1030억 원)보다 많다. 포털과 콘텐츠 생산자들이 상생(相生)의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 콘텐츠 시장은 기반을 잃을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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