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염 5단은 미련 없이 돌을 던졌다. 염 5단도 기분파에 속하는 기사. 백 126의 실수에 기분이 상한 그는 더는 둘 마음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는 백 126 대신 128로 끼우는 수를 오래전부터 보고 있었다. 그러나 둘 때가 돼서 반상에 놓은 수는 126이었다. 염 5단은 돌에서 손을 떼는 순간 실수를 알아차렸으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프로들은 이것을 ‘손이 잘못 나갔다’고 표현한다. 김승준 9단 역시 자신도 가끔 그런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왜 그런 엉뚱한 일이 일어날까. 본인들도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그저 ‘마(魔)가 끼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것. 62·67…54, 65…59. 151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35분, 흑 1시간 25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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