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대의 찰스 힐먼 교수가 여자 하키선수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신체능력이 우수한 선수가 수학과 독서 능력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3개월간 유산소운동을 시켰더니 인간의 뇌 세포가 성장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힐먼 교수는 또 “운동선수는 공부보다는 운동에 집중하기 때문에 지식이 부족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한국의 ‘학원 스포츠’는 공부를 할 수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초중고는 물론 대학까지 길게는 20여 일씩 외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한 대회를 치른다.
이런 대회가 1년에 3, 4개. 대회를 준비하고 치르느라 사실상 공부할 시간이 없다.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와 대학축구연맹이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는 ‘홈 앤드 어웨이 리그제’ 도입을 선언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08년부터 일단 수도권에서 고려대와 연세대 건국대 등 8∼10개 대학을 위주로 시범 리그제를 실시하고 이후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 전국 리그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경기 시간대를 평일 저녁이나 주말로 바꿔 낮에 공부하고 저녁에 훈련하게 해 ‘공부하는 축구선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대학 총장들을 만나 리그제 참여와 잔디구장 건설에 적극 나설 것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이번 리그제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대학 리그제는 학교 간 라이벌 의식을 키우고 학생들의 응원 참여를 유도해 축구 인기 몰이에도 큰 몫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이 변하면 초중고교도 바뀐다. 대학축구 리그제가 한국축구는 물론 스포츠 전체 판도를 바꾸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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