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판을 짜는 안목

  • 입력 2007년 9월 19일 03시 03분


생각보다 싱겁게 끝난 한 판이었다. 불같은 기풍의 목진석 9단과 신예의 패기를 앞세운 김승재 초단이 맞붙으면 대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제론 ‘집 차지 바둑’으로 흘러갔다.

백이 돌을 던질 때 집 차는 반면 15집 정도. 집 차가 크게 난 것에 비하면 백의 결정적 패착을 지목하긴 쉽지 않다.

굳이 따지자면 백 46을 두고 48을 보강한 것이 가장 큰 잘못이었다. 이쪽은 내버려 두고 참고도 백 1을 선점해 하변 흑을 견제했어야 했다. 이어 백 3으로 날일자 행마를 해 모양을 입체적으로 키워야 했다. 흑이 실리에서 앞서고 있던 만큼 백은 모양으로 대응했어야 했다.

백 46, 48은 전체적인 전략의 부재를 그대로 보여 준다. 바둑은 돌의 모양만 맞춰가는 게임이 아니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프로 기사들은 수읽기 같은 기술적 측면에선 누가 낫다고 보기 힘들다. 기사 간의 실력의 차이는 바로 판을 짜는 안목에서 좌우된다. 김 초단도 경험이 쌓이면 점차 판을 보는 눈을 뜨게 될 것이다.

147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21분, 흑 1시간 42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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