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최소 몇 년간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것은 무역 갈등이다. 중국은 무역 문제에서 미국 내 정치 변화를 이해하고 양국 갈등을 완화할 대증(對症) 및 근본 치료법을 확실히 알아야 한다. 이것이 중-미 관계가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중국이 급부상하기 위해 유리한 외부조건을 조성하는 길이다.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대중(對中) 보호주의 압력이 엄중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타협하되 때로는 강경한 투쟁 및 ‘경제위협’도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당한 인식과 판단이 필요하다.
첫째, 중-미 무역 갈등은 양국의 구조적 문제에서 생기는 것이지만 무엇보다도 중국이 과도한 무역흑자를 통해 발전을 추구하는 데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이 때문에 중-미 양국의 무역 갈등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고 양국 무역이 기본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셋째, 중-미 무역 갈등은 확실히 경제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갈수록 ‘정치화’가 이뤄지고 또 이런 ‘정치 환경’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대부분의 미국인은 중국을 ‘세계의 공장’ 또는 ‘불공정한 무역을 하는 나라’ 등 간명한 한마디로 이해한다. 최근엔 ‘불안전한 상품을 파는 나라’라는 인식이 더해졌다. 이런 미국인들에게 복잡한 경제현상을 이해시키는 게 필요하다.
넷째, 중-미 무역은 상호 이익이 되는 관계라는 점과 함께 ‘누가 더 이익을 챙기느냐’라는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현재 중-미 관계는 2005년 가을 이후 어느 때보다도 부정적인 색채가 짙다. 유엔 가입을 위한 대만의 국민투표엔 양국이 똑같이 반대했지만 무역 분야의 부정적인 영향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올해 4월 열린 ‘중-미 경제전략 대화’는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추세를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 미국의 보호무역 추세는 최근 오히려 가속됐다.
최근 중국 상품의 안전문제는 미국에서 특히 과장돼 중국의 수출에 큰 타격을 주었다. 미국 민주당은 갈수록 보호무역 경향을 강화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로 인해 이런 보호무역 경향을 이겨 낼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에는 미 의회가 양국의 무역관계를 크게 손상시킬 법률을 입법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부시 대통령이 이 법안을 거부한다 할지라도 이후 대중 압력을 강화하고 심지어 무역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이것이 대만 문제와 겹친다면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장애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실행 가능한 범위에서 유연한 방식으로 양국의 무역 갈등을 반드시 풀어야 한다.
이는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와 미국이라는 수출시장의 보호, 중국에 유리한 대미 관계의 유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 중국의 평화적인 급부상과 ‘과학적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간을 벌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결국 중-미 무역 갈등을 푸는 일은 중국의 근본적인 먼 장래와 직결된다.
스인훙 중국 런민(人民)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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