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신당과 민주당, 그들만의 난장판·파행 경선

  • 입력 2007년 9월 30일 22시 50분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경선 후보 측은 어제 “정동영 후보 측이 부산·경남 경선을 앞두고 전날 밤 선거인단을 실어 나르기 위해 전국에서 차량 100여 대를 동원한 현장을 적발했다”고 주장했다.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폭행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정 후보 측은 오히려 손 후보 측이 자신들의 정당한 모임을 방해하고 폭력을 휘둘렀으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것이 ‘민주, 개혁, 미래’를 내세우는 신당의 경선 풍경이다.

불법 시비는 후보 자신들의 입을 통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유령 선거인단 명부 작성과 ‘버스로 선거인단 실어 나르기’ 공방만이 아니다. 손 후보 측은 모 후보 측의 금품 살포 계획을 폭로했고, 정 후보 측은 손 후보 측이 그제 광주·전남 경선 때 전화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한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 의혹도 제기됐다. 방법만 변했을 뿐 과거의 부정 불법선거 행태와 다를 바 없다.

어제 경찰은 서울의 PC방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인적 사항을 도용해 통합신당 선거인단에 등록한 혐의로 대학생 3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을 사주한 배후는 물론이고 경선 후보와의 관련 여부까지 철저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경찰과 선관위는 잇따른 불법 선거운동 주장들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민주사회에서는 결과 못지않게 절차의 정당성이 중요하다.

민주당 경선도 통합신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조순형 후보는 어제 이인제 후보 측의 조직·동원 선거로 경선이 왜곡되고 있으며, 자신의 후원 당원 수천 명이 선거인단 명부에서 누락됐다면서 일체의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경선이 파행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어제까지 통합신당 경선이 치러진 8곳의 누적 투표율은 19.2%였고, 민주당은 5곳의 누적 투표율이 9.7%에 불과했다. 민생을 힘들게 한 데 대해 책임지는 모습도, 나라의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여 주지 못한 채 오직 흥행만 노린 여권의 경선 쇼를 다수 국민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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