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흑의 그물을 찢다

  • 입력 2007년 10월 1일 03시 01분


흑이 공격의 첫 단추를 잘못 꿰긴 했지만 백이 흑의 사정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흑은 다시 투망질을 하기 위해 높게 그물을 든 뒤 백의 도주로를 향해 던졌다. 흑 101. 행마 책에 보면 상대 돌을 포위하는 모양으로 자주 나오는 수.

그러나 백 102로 끼운 수가 흑의 예상을 깬 묘수였다. 정면 돌파가 힘든 상황에서 기막힌 우회로를 찾은 것. 이 수로 흑의 그물은 칼로 벤 듯 찢어져 버렸다.

흑 101로는 참고도 흑 1처럼 그물을 더 조여 던져야 했다. 흑 5까지 흑이 백보단 여유 있는 싸움을 할 수 있다.

실전은 백 102를 희생타로 삼아 108까지 중앙으로 뚫고 나온 백 대마가 쉽게 안정됐다. 더 큰 문제는 백을 포위하던 중앙 흑이 약해졌다는 것.

흑 109로 연결하려 하지만 백 110으로 앞길을 가로막는다. 흑이 좌상을 돌볼 수 밖에 없을 때 백 118이 나오자 중앙 흑은 물론 좌변도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백 126으로 중앙과 좌변 흑의 연결이 차단됐다. 침착하던 박정상 9단도 신음 소리를 낸다. 본능적으로 위험이 닥쳤음을 깨달은 것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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