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섬세한 수읽기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목진석 9단은 좌하 귀 백에 대한 요리법을 재빨리 보여준다. ‘귀삼수’를 응용한 방식이다. 흑은 87까지 귀를 잡으며 30여 집을 만들었다. 지독한 전투를 벌였지만 형세는 다시 균형을 이룬다.

전투 끝자락의 마무리가 아직 남아 있다. 흑은 중앙으로 머리를 내밀고 백은 그동안 하변 백을 수습하는 과정이다.

지나가는 길에 흑 97로 끊어두는 수가 낯설어 보인다. 한번 손을 댔으면 끝장을 봐야할 것 같은데 끊어만 두고 손을 빼 백이 흑 97을 잡도록 내버려 둔다. 수읽기의 착오일까.

그러나 흑 97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섬세함이 담겨 있다.

흑이 97을 두지 않으면 백은 97 자리에 두어 약점을 보강하게 된다. 이것과 흑 97로 끊어두는 것의 차이는 참고도 흑 1이 놓이는 순간 드러난다.

참고도에선 백이 손을 뺄 수 없다. 만약 다른 곳을 둔다면 흑 5로 끊는 수가 생긴다. 따라서 흑 두 점을 살리는 참고도 흑 1이 선수가 된다는 것.

감탄스러운 수읽기다. 그러나 이런 수읽기가 결국 흑의 앞길을 가로막게 된다. 그 얘기는 다음 보에서 밝혀진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