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테라헤르츠파’ 발생 실험 성공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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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휴대전화의 수신 장치에 사용하는 주파수인 ‘기가헤르츠(GHz)파’보다 1000배의 주파수를 가졌고, 투과성(透過性)이 뛰어나 X선 촬영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를 한층 정교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테라헤르츠(THz)파’의 실용화를 앞당기는 논문을 국내 연구진이 발표했다.

서울대는 8일 물리천문학부 박건식 교수와 김대식 교수 연구팀이 ‘테라헤르츠파’의 실용화와 관련해 각각 작성한 논문이 물리학 분야의 유명 국제 저널인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최신호에 실렸다고 밝혔다.

박 교수 연구팀은 표면 플라스몬(Plasmon·금속 내부의 전자들이 동시에 진동하는 현상)에 전자빔을 쏴 테라헤르츠파 광원을 발생시키는 실험에 성공해 실용화의 관건으로 꼽히는 소용량 고출력 발생파 개발 이론을 세웠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일정 조건에서 표면 플라스몬이 나타날 때 테라헤르츠파가 표면의 10%가량만 뚫려 있는 금속판 위에서도 100%의 투과율을 보였다는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지금까지 테라헤르츠파는 파장을 발생시키는 광원 장치가 제대로 개발되지 않아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물리학계에서는 테라헤르츠파와 관련된 연구를 ‘테라헤르츠 갭’ ‘암흑지대’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테라헤르츠파는 우수한 투과성으로 학계의 관심을 받아 왔고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5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기술을 미래의 ‘10대 근간 기술’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물리학계에선 의료 영상 기술뿐 아니라 반도체와 통신기기 관련 기술에도 테라헤르츠파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교수는 “최근 테라헤르츠파 관련 연구가 외국에서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내에서도 테라헤르츠파 연구가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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