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폭식 언론자유 말살책을 ‘취재지원시스템 선진화 방안’이라고 작명(作名)한 정권의 기만성과 뻔뻔스러움에 질릴 지경이다. 각 정당의 대선 및 경선 후보들이 모두 반대하는데도 이 정권은 실질임기를 두 달여밖에 안 남긴 시점에 군사독재정권도 하지 않던 패악을 자행하고 있다.
기자들은 통합브리핑룸 이전을 거부하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브리핑 청취를 일절 보이콧하면서 바깥 세계와 연결이 차단된 기사송고실로 ‘출근 투쟁’을 벌이고 있다. 청사 내 차가운 복도에라도 앉아 기사를 작성하겠다는 각오다. 언론자유를 스스로 지켜 냄으로써, 정부권력이 국민의 알 권리를 계속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청와대는 “정부는 언론계의 반발에 따라 그동안 상당히 조정하고 양보했는데 기자들이 무엇을 더 요구하는지 잘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또 한 번 국민을 속이려는 것일 뿐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자유와 국민 기본권인 알 권리를 ‘총리 훈령’에 근거해 통제하는 것 자체가 헌법 및 국민 주권에 대한 도전이다. 정부는 총리 훈령을 네 차례 수정한 것을 양보인 양 하지만, 이는 자신들의 언론탄압이 부당함을 내심 알고 있음을 말해 줄 뿐이다.
정부가 사실상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없는 브리핑룸으로 기자들을 몰아넣으려는 의도는 뻔하다. 청사 출입을 원천적으로 제한해 기자와 공무원들을 사실상 격리하고 정부 입맛에 맞는 보도 자료나 받아쓰게 하려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은 민주화세력을 자처하며 집권을 계기로 분에 넘칠 정도로 보상을 챙겼다. 그런 정권이 기사송고실을 폐쇄하는 것은 권력 및 정부 감시의 ‘전방초소’를 철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기자들의 공무원 접촉도 여전히 제한돼 청사에 들어가려면 별도 출입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현 정부의 언론탄압 및 국민의 알 권리 침해를 총지휘하는 사람은 바로 노 대통령이다. 우리는 ‘언론자유의 적(敵)’ ‘국민 알 권리의 적’ ‘반민주, 반국민 세력’이 누구인지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영원한 기록으로 남겨 후세의 권력자들이 본보기로 삼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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