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경제정책에 대해 “20%는 잘살고 80%는 버려지는 피도 눈물도 없는 정글 자본주의”라고 공격해 왔다. 그러나 이 후보의 어떤 정책이 여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정 후보는 어제 한 포럼에서도 “금융과 산업의 분리(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재벌이 종금사를 소유해) 다시 강자만 살아남는 정글 자본주의로 돌아가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금산분리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도 많다. 그렇다면 이들 전문가도 다 ‘피도 눈물도 없는 정글 자본주의자들’인가. 정 후보의 공격은 전형적인 낙인찍기일 뿐이다. 그가 이번 대선을 ‘전쟁세력 대 평화세력의 한판 승부’로 규정지은 것도 같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 역시 이 후보의 정책을 ‘특권층만을 위한 가짜 경제’로, 자신의 정책은 ‘사람 중심의 진짜 경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 근거를 대지 못하고 있다. 성장을 우선시한다고 해서 ‘특권층을 위한 가짜 경제’라고 한다면 어불성설이다. 문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성장주의 경제학자들은 모두 특권층을 위한 가짜 경제학자가 되는 셈이다.
이 후보도 실망스럽다. 그는 정 후보의 공격에 대해 논리적 대응에 앞서 “이번 선거는 말 잘하는 세력과 일 잘하는 세력의 대결”이라고 응수했다. 상대를 ‘말 잘하는 세력’이라고 몰아세우기만 해서 끝낼 일은 아니다. 대체 자신이 무슨 일을 얼마나 잘할 수 있기에 이런 말을 하는가. ‘일 잘하는 세력’의 모습이 ‘대운하 공약 주입식 학습’이나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 후보 역시 구체적 설명없이 말로써 상대 후보를 ‘말뿐인 후보’로 낙인찍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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