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귀와 변은 주인이 가려졌고 중앙 쪽이 남았다. 보통 중앙에 집을 짓지 말라고 한다. 자신의 집을 지으려고 하면 상대의 집도 함께 늘어나거나 생각보다 집이 적게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앙 집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김지석 4단도 이 평범한 이치를 모르지 않는데 조급증이 그의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 그는 실리가 부족해 중앙 집을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흑 135로 품을 넓혔다. 하지만 백 136, 138로 두자 아래쪽 백 집이 더 커질 조짐이다.
흑은 참고도 흑 1처럼 상대 세력을 지우는 것이 우선이었다. 이렇게 서로 중앙 집을 없애야 판이 넓어지고 변수가 생긴다. 단순한 집짓기는 바둑이 단순해져 백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흑은 내친 김에 141로 중앙 집의 울타리를 넓혔지만 투자에 비해 성과가 적다.
판이 단순해졌기 때문에 끝내기는 쉬워졌다. 이희성 7단의 마무리는 빈틈이 없었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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