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사위한테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 친정어머니의 심정은 또 어땠을까. 8월 충남 천안에선 베트남 출신의 어린 신부(19)가 결혼 한 달 만에 남편(46)한테서 갈비뼈 18개가 부러지는 폭행을 당해 사망했다. 이 충격적 사실에 베트남인들은 한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분노했다.
지난해 한국에 시집온 외국계 신부는 모두 3만1180명이고 그중에는 베트남 출신도 5822명이나 된다. 외국계 신부들의 인권 문제를 이대로 방치했다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주석은 그제 임홍재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에게 신임장을 주는 자리에서 “베트남 신부들을 잘 대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티키엣 베트남 여성연맹 주석은 신부 폭행을 막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 간에 사법공조협정을 맺자고 8월 제의했다. 유엔 산하 국제이주기구(IOM)는 한국 내의 외국계 신부 인권 침해에 대해 경고했다.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은 베트남 신부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의 언어, 풍속, 법률을 거의 모르는 외국계 신부들은 자기 구제 수단이 취약해 훨씬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농어촌 신랑과 외국계 신부들이 다(多)문화 가정을 화목하게 꾸리고, 그 2세들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서 나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 사회 전체가 각별하게 배려해야 한다. 다문화 가정 및 외국계 신부에 대한 편견부터 털어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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