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최후의 결전, 아마겟돈

  • 입력 2007년 11월 9일 03시 01분


흑 151은 선수. 박영훈 9단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손을 빼면 좌하 귀 백은 몰사한다.

그러나 지금 좌하 귀에 손을 댈 여유가 없다. 백이 후수를 잡는 순간 흑이 우하 쪽에 손을 대면 손쉽게 진다. 백 158도 고육책. 참고도 백 1로 두면 우하 귀는 산다. 하지만 좌하 귀 백은 흑 4의 치중으로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 백은 우하 귀에서 버틸 대로 버텨 삶을 구한 뒤 선수를 잡아 좌하까지 살려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이세돌 9단은 여유 있다. 우하 귀에서 일일이 받아주지 말고 그냥 백이 손을 뺀 좌하 귀를 잡아도 그만이다. 하지만 이 9단은 이런 곳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상대편의 도발에 대해선 끝장을 봐야 한다. 이런 태도는 때로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9단은 승부사로서의 자존심과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이 9단은 흑 161, 163으로 백을 잡으러 간다. 뭐가 뭔지 모를 정도로 흑 백의 돌들이 엉켰다. 물론 백의 모양이 힘겨워 보인다. 그래도 백 178까지 최대한 수를 늘려 놓고 다음을 기다린다. 이 9단은 흑 179로 한 점을 단수 쳐 마지막 결전을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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