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 미국서만 소비… 국제시장 반출은 제한
브랜트유 英 북해서 생산… 선물가격이 가격 지표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선물(先物)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8.62달러까지 오르면서…이날 영국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는…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86.53달러에 마감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본보 8일자 A1면 기사)
요즘 신문에 국제유가 기사가 참 많이 나옵니다. 수시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같은 내용이 눈에 띕니다. 실제 인터넷으로 유가 시황을 모니터하고 있으면 최근의 가파른 상승세에 눈이 어지러울 정도지요.
그런데 두바이유, WTI, 브렌트유가 도대체 뭐기에 사람들이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할까요. 그것은 바로 이들 세 유종(油種)이 국제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3대 기준 원유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원유가 생산되긴 합니다. 하지만 이 3대 유종은 다른 유종보다 생산량도 많고, 특정 생산자가 생산을 독점하지 않아 가격 왜곡이 일어날 소지가 적다는군요.
두바이유는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기준 유종이기 때문에 중동산 두바이유로도 불립니다. 한국은 원유의 80%를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기 때문에 두바이유의 가격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죠.
미국 텍사스 서부지역에서 생산되는 WTI는 미국 내에서만 소비되고 국제시장으로 반출은 제한됩니다. 그런데도 WTI가 기준 유종이 된 것은 세계 최대 상품거래소인 NYMEX에서 매매되기 때문이죠. 브렌트유는 영국 북해에서 생산돼 유럽, 아프리카 지역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됩니다.
이중 두바이유는 현물로 거래되지만 브렌트유와 WTI는 선물로도 거래됩니다. 브렌트유와 WTI는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을 주도하기 때문에 보통 선물 가격을 가격지표로 삼고 있죠.
그렇다면 세 유종 간 가격 차이는 왜 발생할까요. 통상 WTI가 가장 가격이 높고, 두바이유가 이보다 배럴당 약 10달러 낮습니다.
이는 WTI의 유황 함유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황 함유량이 적을수록 정제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에 고급유로 간주되거든요. 또 두바이유는 동아시아나 북미 등 소비 국가와의 거리가 멀어 운송비가 많이 든다는 점도 가격이 낮은 이유라고 합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