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화려한 축포

  • 입력 2007년 11월 13일 03시 04분


두 기사는 최근 주요대국에서 자주 만났다. 이 바둑을 포함해 맥심커피배, 원익배 십단전 본선, GS칼텍스배 결승 등 5판을 뒀는데 이세돌 9단이 4승 1패를 거뒀다. 이 9단이 처음부터 힘으로 밀어붙여 완승을 거뒀다. 천하의 박영훈 9단을 이토록 무력화시킬 수 있는 기사는 흔치 않다. 그만큼 최근 이 9단의 기세가 놀라울 정도로 거세다.

바둑을 끝내고 두 기사는 초반 우상 귀 변화에 대해 집중 복기했다. 이 바둑의 승패가 사실상 여기서 갈렸기 때문. 복잡한 미로를 헤매던 두 기사 중 박 9단은 길을 잃었고 이 9단은 가느다란 실마리를 통해 출구를 찾았다. 귀의 사활에서 백 76이 결정적 패착. 참고도처럼 뒀으면 백이 귀의 흑을 잡을 수 있었고 형세는 백에게 유리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거기에 흑 85를 예상하지 못해 귀가 두 수 늦은 패가 되면서 형세를 완전히 그르쳤다.

이후 박 9단은 끊임없는 게릴라전을 시도하면서 반전을 꾀했으나 강온 양면으로 대응한 이 9단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9단이 마지막 우하 귀 공방에서 백 대마를 잡은 것은 승리를 축하하는 화려한 축포였다.

202…196. 205수 끝 흑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7분, 흑 1시간 58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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