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는 특목고인 외고의 과열 입시경쟁 속에서 경쟁률을 높여 우수 학생을 더 많이 유치하려는 일부 신설 외고의 무리수와 합격생을 많이 내려는 학원 측의 욕심이 합쳐진 결과다. 그동안 학원 입시설명회에 외고 관계자들이 참석해 온 것을 알면서도 이를 구경만 하며 학원과 외고의 유착을 방조한 교육청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외고 진학이건 수능시험이건 우리의 교육 현장은 학원의 장삿속에 제 모습을 잃은 지 오래다. 사교육을 막기 위해 내신을 강화하면 내신학원이 생기는 판이다. 학원에 다니지 않고서는 외고에 진학하기 어려운 현실도 이번 사태의 한 배경이다.
외고의 책임도 묻지 않을 수 없다. 외고는 정상적인 중학교 과정에서는 배울 수 없는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사교육 수요를 부풀리고 학원에 대한 의존도를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우수 학생을 쉽게 뽑을 욕심만 있었지 다양한 선발 방식으로 잠재력 있는 인재들을 찾아내 키울 생각은 부족했다.
피해자는 애꿎은 학생들이다. 어린 나이에 이런 일을 겪은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은 물론 우리 사회를 신뢰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렇다고 정부가 이 사태를 핑계 삼아 특목고 지정 해제 운운하며 외고를 위축시켜선 안 된다. 오히려 수월성 교육에 대한 학부모들의 열망을 확인하고 이를 소화해 줄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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