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호황 사이클에 들어선 경제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자원 부국인 브라질 경제가 좋아지면서 전 세계가 브라질에 관심을 돌리고 있다. 더구나 인구가 1억8000만 명에 이르고 국토 면적도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과 비슷한 규모여서 앞으로 잠재력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브라질에 대한 중국의 관심은 전략적이고 파격적이다. 2004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문 이후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선 상파울루 시내 요지에 15층짜리 빌딩을 통째로 사들여 ‘중국무역센터’로 이름을 붙였다. 대(對)브라질 통상전략을 주도하는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
제조업 분야에서도 생활소비재, 전자부품, 가전 등에서 50여 개 중국 기업이 벌써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제품은 브라질 수입시장에서 2005년까지만 해도 4위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10.2%의 점유율로 미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반면 한국은 브라질 수입시장에서 3.0% 안팎의 점유율로 여전히 9위에 머물고 있다.
물론 현지에 진출한 LG전자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이 눈부신 실적을 보이고 있지만 브라질은 한국엔 여전히 ‘먼 나라’이다. 얼마 전 공기업 감사들의 이구아수 폭포 관광 파문에서 드러났듯이 관광지로만 더 알려져 있을 뿐이다.
한국이 브라질 시장을 파고들지 못하는 데는 언어의 장벽도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김건영 KOTRA 상파울루 관장은 “브라질은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무역 상담을 위해선 포르투갈어 구사 인력이 꼭 필요하다”며 “그러나 아직 한국에는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 중국이 오랜 잠에서 깨어나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시점에 발 빠른 투자로 실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제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대국 브라질이 부상하려는 시점이다. 적극적인 도전이 다시 한번 필요하다.―상파울루에서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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