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88까지 상변에 얼기설기 백 집을 만들었지만 뒷맛이 고약하기 이를 데 없다. 백은 지키자니 억울하고 손 빼자니 찝찝하다.
이희성 7단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상변 백 진의 뒷맛을 노리기 위해 흑 89로 끊어간다. 그러나 백 90을 보고 숨이 저절로 막힌다.
원래 이곳은 참고 1도처럼 평범하게 처리하는 게 좋았다. 흑 9까지 흑은 귀에서 무난히 살아간다. 이어 흑은 ‘가’의 뒷맛을 노릴 수 있다.
흑 89는 참고 1도의 ‘가’의 뒷맛을 허무하게 없애버렸다. 그뿐 아니라 백 96의 반발마저 가능해졌다. 흑 89가 없다면 참고 2도 백 4(실전 96)에 둘 때 흑 17의 급소 치중이 있어 백 말이 몰살한다.
흑 89로 이런 수, 저런 수를 다 놓치면서 흑의 행마가 곤궁해졌다. 이때 흑 101이 등장한다. 참고 2도는 이제 성립하지 않는데 어떤 생각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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