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산책]최지현/교내 휴식공간에서 흡연 잦아

  • 입력 2007년 11월 27일 02시 52분


올해 9월 1일부터 서울시내의 모든 버스정류장이 벌금 부과 등 강제성은 없지만 금연지역으로 정해졌다. 대형 건물 실내에서의 금연은 1996년부터 시행돼 지금까지 어느 정도 정착이 된 듯하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렇게 금연구역을 늘리는 이유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의 간접흡연이 주는 피해와 화재의 위험성 때문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은 대학 캠퍼스 안에서도 활발하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에서 조사한 결과 국내 흡연자 중 20대의 비율은 약 27%로 30대 다음으로 높다.

얼마 전 우리 학교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 ‘담배 피우는 게 무슨 죄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많은 학생의 댓글이 이어졌다. 학교 건물 앞 벤치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지나가던 교수님께서 ‘여기서는 담배 피우는 게 아니다’며 학생에게 한 소리 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내용이었다.

교수님이 학생에게 한 소리를 했던 이유가 어른이 많이 지나가는 학교 건물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버릇없어 보여서인지, 아니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 흡연을 해서인지는 모르겠다. 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대부분 ‘우리의 휴식공간을 흡연자들이 뺏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도 친구와 급히 할 말이 있어 가까운 벤치에 앉았다가 주위에서 담배를 피우는 많은 학생의 담배연기 때문에 몇 마디 나누지 못한 채 자리를 피했던 적이 여러 번 있다. 이제는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보이는 벤치 곁에 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지나칠 때마다 하얗게 피어오르는 담배연기를 보면 눈을 딴 곳으로 돌린다.

많은 학생이 따스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대학 캠퍼스를 거닐 생각을 하지 않을까. 모두를 위한 휴식공간으로 지정된 곳에서 담배연기 때문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학생이 적지 않다. 흡연을 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해야겠지만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흡연자가 가졌으면 좋겠다. 나의 권리를 따지기 전에 우리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 속에서 말이다.

최지현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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