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유상호(47) 사장은 요즘 두 가지가 아쉽다. 하나는 올해 3월 최고경영자(CEO)가 된 뒤 시간을 아끼느라 주로 주말에 출장을 간다는 것. 다른 하나는 외동딸이 미국 유학 중이라는 점이다.
두 가지가 아쉬운 것은 솜씨를 발휘할 기회가 ‘원천 봉쇄’됐기 때문. 휴일이면 요리를 만들어 가족, 지인과 나누는 것이 그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만들 시간, 먹어 줄 사람이 없으니 요리 횟수가 뜸해진다는 것이다.
“요리에 취미를 붙인 것은 1990년대 대우증권 런던법인에 근무하던 시절입니다.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장을 본 뒤 요리를 상에 올렸지요.”
요리학원에 다닌 경험이 전혀 없지만 음식 맛은 수준급이라는 게 주변의 평가다. 유 사장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혼자 요리법을 연구해 제법 그럴듯하게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탕수육의 고기는 세 번 튀겨야 바삭해진다” “전복 삼계탕에는 불 끄기 직전에 전복을 넣어야 질기지 않다”는 ‘비법’을 들을 수 있다.
“은퇴하면 레스토랑을 차릴 생각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전문가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 같아 포기했지요. 그저 취미로 남겨둘 작정입니다.”
유 사장은 ‘요리 고객’인 딸이 방학을 맞아 집에 돌아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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