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권의 골프 포커스]골프카 대신 ‘걷는 플레이’ 보장돼야

  • 입력 2007년 12월 1일 03시 02분


국내 골프장들이 승용 골프카 도입에 적극적이어서 언젠가부터 수동카트를 고수하는 골프장을 찾기가 여간 어려워진 게 아니다. 이런 추세라면 미래의 골프는 ‘차를 타고 이동하며 공을 치는 놀이’ 정도로 인식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골퍼도 적지 않다.

골프카 도입의 명분은 이용객들이 요청한다는 것이 일차적이고, 진행의 신속함과 효율성에도 크게 도움이 되니 골프장 측에서는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골프라는 운동이 누군가는 골프 클럽을 가지고 이동해야만 하기 때문에 클럽을 실어서 옮길 수 있고 동시에 플레이어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골프카는 ‘일석이조’다.

더구나 산악 지형이 많아 코스 간 이동이 부담스러운 우리나라 골프장의 특성상 골프카의 용도는 더욱 긴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골프카의 도입에 대해 부정적인 골퍼와 골프장도 적지 않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스포츠로서의 ‘골프’를 강조하는 마니아적 성향이 강하다. 골프는 보통 18홀을 도보로 진행할 경우 최소한 코스의 전장 이상을 걸어야 하므로 약 7000m를 걷는 운동 효과가 있다.

그런데 골프카를 이용할 경우 이러한 골프의 운동 효과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골프장 측에서 보면 골프카를 도입하고 안 하고는 운영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정에 있어 회원을 비롯한 이용객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부 노년층 골퍼에 대한 배려로 페어웨이까지 골프카를 타고 들어갈 수 있게끔 하는 골프장은 모범적인 사례이며, 시간에 쫓기는 바쁜 골퍼나 체력이 약한 여성은 골프카를 타고 빠르고 여유롭게 진행하는 플레이가 필요할 수 있다.

걷는 것과 골프카를 이용하는 것을 골퍼가 선택할 여건만 된다면 최선이겠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인 듯하다.

그러나 최소한 코스 내에서는 걸으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여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골프장의 편의와 효율성에 기초하고 다수의 회원이 동의한 골프카의 도입이라도 운영적인 측면에서 장점은 활용하되, 단점은 보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 회원제 골프장의 골프카 도입은 회원권 시세에도 대체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아마도 골프장 측의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라는 측면에서 회원들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듯하다. 어쩌면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골퍼들의 풍토와 성향 변화를 반영하는지도 모르겠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전략기획실장 sky@aceg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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