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전에 배포된 한국의 선발 명단과 경기 직전 받은 게 너무 달라 깜짝 놀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 달라”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물었다. 한국의 선발 투수가 오른손 류제국(탬파베이)에서 왼손 전병호(삼성)로, 타순은 9명 가운데 6명의 자리가 바뀐 것은 비신사적인 행동이라고 비꼰 것이다.
김경문(두산) 한국 감독은 국제야구연맹(IBAF) 규정에 따랐다고 반박했다. 이번 대회에선 예비 선발 명단을 제출하되 경기 시작 10분 전 최종 명단을 결정하면 된다.
IBAF 심판위원회 관계자도 “연맹 규정에 30분 전 예비 선발 명단을 내고 경기 직전 최종 명단을 낸다는 조항이 있다. 2일 한국이 제출한 엔트리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선발 명단을 깜짝 교체한 것은 페어플레이 정신보다 승리에 집착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IBAF 규정도 모른 채 한국이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다고 비난한 호시노 감독도 칭찬받을 일은 아니다. 일본도 한국전 선발로 오른손 다루빗슈 유(니혼햄)를 거론하다 경기 당일 왼손 나루세 요시히사(롯데)로 바꿨다.
한국 야구는 일본과의 승부에서 졌지만 정보전에서는 이겼다. 왼손 투수로 일본 타선을 혼란에 빠뜨렸고 오른손 타자를 전면 배치해 일본 왼손 투수에 대비했다. 한국이 이승엽(요미우리)과 서재응(탬파베이) 등이 빠지고도 일본에 선전한 이유다.
타이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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