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감한 시기’ 軍 총기 탈취 사건의 충격

  • 입력 2007년 12월 7일 22시 26분


그제 인천 강화도에서 발생한 군(軍) 총기 및 실탄, 수류탄 탈취사건으로 최고 수준의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차량을 타고 접근한 괴한은 초병 근무를 마치고 귀대하던 해병대 병사 2명을 기습 공격해 한 명의 생명까지 앗아 갈 정도로 대담했다. 군과 경찰은 서울 외곽 곳곳에서 수색과 검문을 실시했다. 대선을 불과 10여 일 앞둔 어수선한 때여서 국민은 더 불안하다.

만에 하나 총기 탈취 사건이 특정 대선 후보를 노린 불순세력 또는 사회 불안을 노린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큰일이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어제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하는 거리유세를 중단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다른 후보들도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고 한다.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는 이미 한 차례 달걀 세례를 받았다.

괴한은 초병의 복귀 시간과 경로를 미리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 폐쇄회로(CC)TV에 찍힌 차량 번호판은 훔친 것으로 보이며, 전소된 채 발견된 용의차량은 번호판이 없는 상태였다. 주도면밀하게 제2의 범행을 위해 총기를 탈취한 게 분명해 보인다.

격변하는 연말 대선정국에서 테러와 같은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특별한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기 말 대통령에게 국정의 안정적 관리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대선의 공정한 관리와 후보들에 대한 빈틈없는 경호, 철저한 국가안보 및 치안질서 유지에 만전을 기함으로써 대선 가도(街道)에 가로놓인 불안 요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다.

이번 사건으로 즉각 전군(全軍) 주요지휘관회의가 열렸지만 군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대통령이 관련 부처 회의를 직접 주재해서라도 담당자들의 경계심이 풀어지지 않도록 챙겨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선거철엔 정부와 사회의 기강이 해이해져 각종 사건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청와대부터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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