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生 경제현장 속으로]<8>한국소비자원

  • 입력 2007년 12월 26일 02시 58분


《“이건 아기용이 아니라 어른이 입었던 코트예요.” 이달 12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한국소비자원 섬유물성실험실을 찾은 서울 여의도초등학교 학생 다섯 명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가죽 코트를 올려다봤다. 폭이 불과 1m도 안되는 겨울용 코트가 성인용이라니 믿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가죽 코트를 손에 쥔 연구원은 “어느 여성 소비자가 겨울철 빙판길에 넘어진 뒤 쭈그러든 옷을 들고 소비자원을 찾아왔다”며 “빙판길에 뿌려진 염화칼슘이 코트 안에 포함된 수분을 빨아들이면서 옷이 갑자기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경우는 회사가 아닌 소비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도 엄연한 소비자… 권리 찾아야죠”

○ “소비자 권익 적극적으로 행사”

이정숙(43·여) 교사와 학생들이 찾은 섬유물성실험실은 여러 옷가지가 빽빽한 가운데 세탁기처럼 생긴 실험도구까지 들어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섬유물성실험실이 자리 잡은 시험동은 4층 별관 전체가 33개의 각종 실험실로 채워져 있었다. 이들은 소비자들이 피해를 봤다며 들고 온 제품을 모아 기업에 책임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1987년 설립돼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한국소비자원은 이 같은 제품 실험은 물론 분쟁조정, 소비자 교육까지 소비자 권익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교육국 오명문 국장은 “소비자원이 올해 3월부터 한국소비자보호원에서 한국소비자원으로 명칭이 바뀌었다”며 “이는 기존의 소극적인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도록 돕겠다는 의미”라고 소개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이예진(11) 양이 “그럼 소비자원은 민간단체인지 정부단체인지 궁금하다”고 질문하자 오 국장은 “민간단체와 함께 일을 하지만, 소비자원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통제를 받는 국가 단체”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초등학생에게도 소비자교육이 필요한가요?”(남현우 군·11)

“여러분이 언제까지나 초등학생일 순 없죠. 앞으로 경제력이 생겨서 상품을 구입할 때를 대비해 바른 제품 구입법 등을 미리 익혀 둘 필요가 있어요.” (오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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