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딱 내 스타일인데 나랑 애인할래?” 황당 면접관

여성부 ‘외모 차별’ 면접 사례

“다리가 못생겨서 치마를 안 입었나?” “딱 내 스타일이다. 나랑 애인할래?”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5월 73개 공기업과 민간기업 면접시험에 응시한 59명과 면접관 14명을 심층 면접조사한 결과 기업의 채용 면접장에서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이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7일 밝혔다.

여성가족부의 ‘외모 중심적 인재 채용 개선을 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실물은 사진과 다르네, 다 ‘사진빨’이구먼” “다리가 못생겨서 치마를 안 입었나” 등 외모를 직접적으로 비하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한 바퀴 돌아보라고 하는 등 모욕감을 준 업체가 20곳이나 됐다.

공기업은 ‘단정한 이미지’, 민간기업 사무직에서는 ‘고분고분한 이미지’, 행사 도우미 채용에서는 ‘섹시한 이미지’ 등 특정 이미지를 강요한 업체가 31곳이나 됐다.

10곳은 얼굴이 예쁘면 합격시키고 뚱뚱하면 자기관리 능력이 부족한 것이니 불합격시키자는 등 업무와 무관한 외모를 고용과 연관시키는 태도를 보였다. 5곳은 “얼굴이 어려 보여서 좋겠다. 여자는 역시 어린 게 좋다”는 등 성희롱으로 나가기도 했다.

이력서에 키와 몸무게를 쓰게 한 곳도 공기업 2곳, 민간기업 25곳이었고 사진을 부착하지 않도록 한 곳은 외국인회사 한 곳에 불과했다.

여성가족부는 “국가인권위원회가 외모 차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외모 상품화 현상이 채용문화에서도 여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외모 중심적 고용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