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은 대국이 끝난 뒤 “입단 이후 수많은 역전승을 거둬 왔지만 이런 식의 역전은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거듭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검토실의 서봉수 9단은 “좀 과장하면 5000년 바둑사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대역전극”이라고 강도 높게 말했다.
우변에서 백 대마가 쫓길 때만 해도 검토실 기사들은 더는 검토를 하지 않았다. 백 대마의 사망은 기정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대국이 끝난 뒤 윤 국수는 말을 잇지 못했다. 하도 기가 막힌 역전패여서 어안이 벙벙했을 것이다.
30여 분간 이어진 국후 검토에서 두 대국자는 초중반의 전투에 대한 의견을 나눴을 뿐 대마가 살아간 순간에 대해서는 일절 말이 없었다. 승자로선 패자의 아픈 상처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고 패자도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1 대 1이어야 할 도전기가 도전자의 2 대 0 우세로 변했다. 윤 국수가 2국 패배의 충격을 얼마나 잘 추스를 수 있을지가 도전기의 관건이 됐다.
38·41…18, 39…16, 116…93, 117…112, 129…133, 216…204, 217·223…103, 220·226…214, 221…215, 228…118. 228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1분, 흑 2시간 59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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