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은 그날그날, 아니 시간대별 날씨까지 감안해 생활계획을 짜거나 수정할 정도다. 크게 추워진다는 예보에 맞춰 운동이나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고, 영하의 날씨에 눈이 올 거라고 하면 이사계획도 바꾼다. 기업들의 상품 출하계획도 일기예보에 따라 조정된다. 특히 골프장 해수욕장 같은 야외(野外)서비스업은 일기예보에 웃고 운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돌발변수가 많아져 예측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해명한다. 그런데도 우리 기상청만 유독 엉터리 예보 사례가 많다. 2006년 단기강수 오보율이 14.8%라는 수치는 어째서 나오는가. 기상청은 “슈퍼컴퓨터 등 장비와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는 변명이나 계속 늘어놓을 것인가.
정부가 문제의 근인(近因)과 원인(遠因)을 찾아내야 한다. 슈퍼컴의 용량이 부족한 것인지, 예보관의 해석 능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관측데이터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요인이 복합적이라면 어떻게 복합적인지 밝혀내야 한다.
정확도가 높기로 유명한 일본 기상청은 기상대학을 통해 전문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예보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예보가 얼마나 정확한지 매년 검산해 점수를 매기고 매일 매일의 예보정확도를 분기별로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날씨 예보가 정확해야 국민이 예측 가능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삶의 질도 높아진다. 엉터리 예보가 불러오는 재난 수준의 혼란과 낭비를 직시하지 못한 채 “하늘이 하는 일을 인간이 어떻게 완벽하게 예측하느냐”는 식의 문제 인식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기상 전문가도 외국에서 수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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