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초반부터 출렁이다

  • 입력 2008년 1월 14일 02시 58분


3국이 열린 지난해 12월 10일. 대국 장소인 서울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었다. 윤준상 국수는 2국에서 대(大)역전패를 당한 뒤 “3국부터 이기면 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나 당시 이세돌 9단의 기세를 감안하면 윤 국수가 3연승을 거둬 타이틀을 방어한다는 것은 어렵게 보였다. 2국의 충격을 떨쳐내지 못했다면 영패를 당할 가능성도 높다.

윤 국수는 1국과 2국에서 중반 무렵 승리의 대못질을 할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어이없는 헛발질로 기회를 날렸다. 끈기 있는 윤 국수의 평소 모습과는 달랐다. 상대를 너무 의식한 탓일까.

초반 진행은 차분하다. 백 8의 협공과 흑 9의 대사 정석은 요즘 자주 등장하는 수다. 백 번인 윤 국수가 미리 준비해온 느낌이다. 물론 이 9단도 상대의 주문이라고 마다할 기사가 아니다.

‘세돌이 형, 이 정석은 내가 많이 연구해 봤어요. 조심하세요.’(윤준상) ‘그래? 얼마나 연구했는지 한번 볼까. 나도 꿀릴 게 없지.’(이세돌)

두 사람 모두 입은 안 떼지만 백 8과 흑 9의 교환에는 이 같은 말들이 마음속으로 오갔을 듯하다.

백 18은 참고도 백 1로 두는 게 보통. 이 9단이 지난해 GS칼텍스 결승 1국에서 박영훈 9단을 상대로 썼던 것이다. 윤 국수가 백 18을 둔 것은 백 20의 강수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 백 20 이후 이 바둑은 극과 극을 오가며 출렁이기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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