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 모 중학교 1학년인 김모(13) 양과 이모(13) 양은 15일 오후 2시경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화서공원을 찾았다. 2주 전 잃어버린 이 양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서였다.
공원의 억새밭을 30분간 뒤졌지만 휴대전화는 보이지 않았다. 이 양은 며칠 전 불꽃놀이를 할 때 사용했던 라이터가 생각났다.
김 양은 라이터를 건네받은 뒤 불을 켰다. 누렇게 마른 억새가 타기 시작했다. 당황한 이들이 불을 끄려 했지만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번졌다.
억새밭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3호인 수원 화성(華城) 성곽과 바로 붙어 있다. 15m 떨어진 곳에는 목재로 만든 서북각루(西北角樓)가 있어 아찔한 순간이었다.
불은 억새밭 165m²를 태운 뒤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10분 만에 꺼졌다. 성곽과 서북각루 모두 화를 면했다.
김 양은 경찰 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찾으려고 갔다가 억새밭에 불이 붙는지 궁금해서 조금만 태우려고 했는데 크게 번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16일 김 양을 실화혐의로 입건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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